'네 돈은 내돈, 내 돈도 내돈' 이라는 서울시메트로(주)의 생떼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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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의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 중에서 가장 최근에 운행을 시작한 9호선의 민간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가 기습적인 요금 인상안을 발표함으로써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2012년 들어 한 차례 올렸던 인상분을 포함하면 올해 들어서만 약 72%를 인상하게 된다.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학생들의 등하교는 물론 이 사회의 동력을 지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출퇴근에 필수 수단이 되어버린 지하철의 요금 인상을 운영자의 마음대로 통보해 버린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모든 사회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반 시설의 민영화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서울시메트로㈜의 요금 인상의 변을 보면

1. 시설 유지관리에 필요한 유지보수비, 전력비 등 운영비의 확보
2. 9호선 지하철 건설 시 투자된 금융비용의 원리금을 매년 상환해야 하는 민간투자 사업의 특수성 

등의 이유로 인해 기존의 지하철과는 다른 운임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존에 있던 노선과 운임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 서울시지하철(주)가 손해를 감수하며 참아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500원(47.6%)의 요금을 인상할 테니 그렇게들 알라는 것이다. 시민(또는 국민)들의 발이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운영사업체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노력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 손해를 보전해 주고 앞으로도 적정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힘을 쓰는 것이 정부와 국민들의 당연한 도리가 아닌가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운영사업체의 손해가 어느 정도이고 그 원인은 무엇이며 행여나 다른 이유에 의한 손해를 국민들에게 떠넘기려는 숨은 의도가 있지는 않은지 알아보는 것이 그들을 돕고자 하는 국민의 바른 자세일 것이로 생각한다.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메트로㈜'와 실제로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로 나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두 회가 각각의 경영 실적과 그에 따른 손익, 그리고 엉뚱하게 새어 나간 돈을 국민들에게 손 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금 더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겠다.






그간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사업에는 약 8,800억 원의 돈이 들어갔는데 이 중 절반 정도인 4,400억 원을 서울시가 서울시메트로㈜에 지급했다고 한다. 시민의 편의를 위한 시설 건설과 운영 사업이므로 서울시가 반을 냈다면 나머지 반은 서울시메트로㈜의 자금으로 공사를 완성하고 운영에 들어갔겠다고 짐작이 된다. 민간에 운영권을 주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공기업의 경직성을 벗어나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려는데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과 관련한 진행을 볼 때 시민의 권리보다는 사기업의 개인적인 이익을(그들 말로는 손해를 보전하려는 것이라 할 지리도) 향한 몸짓이 아닌가 한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서울시메트로(주)의 2011년 한 해의 매출 손실은 약 3천3백만 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메트로(주)가 주장하는 막대한 손실은 영업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빌려온 돈에 대한 막대한 이자가 원인임을 쉽게 알 수 있다. 2011년과 2010년 두 해의 이자는 9백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할 거라면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면서 돈을 빌리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메트로(주)의 부채 내용을 보면 15%까지 달하는 높은 이율에 놀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지 돈을 빌려오고 높은 이자 지급하는 방식의 사업이라면 누가 못 하겠는가? 이런 사업 능력을 갖춘 기업에 왜 운영권을 넘기게 되었는지 의아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익이 남아서 돈을 벌게 되면 기업이 갖고 손해가 발생하면 시민들이 채워줘야 한다면 그게 무슨 민간사업인가? 네 돈도 내 돈, 내 돈도 내 돈이라는 놀부심보에 불과하지 않는가?





더 놀랄 일은 그다음의 자료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메트로(주)와 달리 직접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주)'는 이익을 냈으며 그에 대한 배당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서울9호선운영(주)'의 주주는 두 곳이며 초기 자본금은 10억 원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배당된 금액은 한 해에 40억 원을 넘어선다. 10억 원을 투자하고 해마다 그 4배가 넘는 돈을 배당으로 챙기는 기업들이 장사가 안되므로 돈을 더 걷어달라는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이 이번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사태의 핵심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 한국방송공사의 정연주 사장은 국세청과 소송 중이던 세금 관련 사안에 대해 적법한 절차인 법원의 조정을 발아들였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으로 몰려 옥고를 치르고 사장직에서도 쫓겨나는 등 험난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야 그 억울함이 밝혀졌으나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전방위적 공격에 억울한 시간만 보내고 말았다





이번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 사태는 이미 사업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자신들의 자금이나 운영에 관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능력 발휘는 고이 접어 둔 채 남의 돈을 빌려와 그 이자를 지급하여 금융권의 이익으로 돌아가게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시민을 위해 한 일이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여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운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사채를 얻어 시작한 사업, 그 사채 이자를 시민들에게 전가하는 사업자의 행태가 민간기업에 운영권을 넘겨야 하는 이유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민간이 운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서울시 메트로(주)와 서울시가 사업에 관한 합의와 계약을 하던 당시에 시민을 농락하고 몇몇 이익만을 위해 일을 했던 당시 서울시장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 단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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