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본론>을 ‘운동권 지침서’나 ‘좌파 이념서’ 쯤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념을 내건 내전과 분단의 아픔을 겪은 우리 사회에서는 이 책을 불온하다고 여겼다. 이것은 왜곡 과장이다. <자본론>은 자본주의의 원리를 치밀한 논리로 밝힌 사회과학서이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성립되어 돌아가고 그 결과가 무엇인가를 잘 해명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가 어떻게 돈을 벌며, 노동자는 무엇이고, 시장에 물건이 왜 넘치며, 그런데도 적잖은 사람들이 왜 굶주리며, 환경이 왜 이렇게 더렵혀지는지 따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책을 입안 집행하는 사람들도 이 책으로부터 쏠쏠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일제 시기에 출판사는 이 책이 ‘처세술’을 알려준다고 광고했다.
